“대남 공작 전문가 김영철과 비핵화 논의, 이치에 안 맞아”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한 일정을 마치고 오늘(27일) 돌아가지만, 김영철의 방남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은 “김영철이 천안함의 주도자라는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안보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정찰총국장으로 있었던 김영철이 천안함 사건에 책임이 없다는 건 범죄 사실에 대한 물타기”라며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당시 정찰총국장이었던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에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천안함 사건에 대한 김영철의 책임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정찰총국 주도하에 이뤄진 사이버 테러에 대한 증거는 수없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철이 각종 대남 테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논의하는 데 있어 처음부터 적합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보안 전문가는 데일리NK에 “김영철은 2009년 청와대 등 정부 부처 홈페이지를 마비시킨 7.7 디도스(DDos)공격, 2011년 청와대, 국회, 언론사, 금융기관 등에 대한 3.3 디도스 공격, 2013년 주요 방송사와 은행의 전산망 마비 사태인 3.20 테러,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정보 유출 사건,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 등 사이버 테러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라며 “김영철의 방남 및 환대는 범죄에 대한 묵인”이라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2009년 청와대 등 주요 기관에 대한 7.7 디도스 공격에 동원된 IP주소가 북한이 사용해온 주소와 동일하다고 밝혔으며 2011년 사이버 테러 역시 북한 IP주소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3.20 사이버 테러 사건 역시 북한 내부 PC가 1,590회 국내 기관에 접속해 악성코드를 유포하고 자료를 탈취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북한 해커들만 사용하는 PC의 고유번호가 있는 악성코드가 발견된 바 있다.

그는 “김영철이 정찰총국장 당시 일어난 사이버 테러가 정찰총국 소속 사이버 부대 소행이라는 증거는 수 없이 많고, 이는 국가정보원 또는 경찰청 등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사한 결과”라며 “김영철의 대남 사이버 테러에 대한 책임까지 무마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정찰총국은 대남 및 해외 공작업무를 주도하는 기관으로 산하에 사이버 해커 부대, 사이버 심리 부대가 소속된 기술정찰국, 해외정보국 자료조사실과 같은 조직을 두고 있다. 김영철은 2009년 2월부터 2016년 5월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부장으로 임명되기까지 약 8년간 정찰총국을 이끌었다. 김영철의 현재 책임 기관인 통일전선부도 군에서 당으로 소속만 바뀌었을 뿐 기본적으로 대남 공작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국방부에서 편찬한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총참모부, 정찰총국 등에 약 7000여 명의 해커를 두고 있으며 이들을 사이버 테러 관련 전담부대로 운영하고 있다.

이 보안 전문가는 “실제로 해킹을 통해 정보를 탈취하는 부대원은 200~300명 정도 일 것”이라며 “나머지 인원들은 매일 탈취하는 방대한 양의 기밀 정보를 분석하는 부대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북한 정찰총국에서 주도하는 청와대, 국회, 국방부 등 국내 주요 기관에 대한 해킹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정찰총국은 간첩 양성, 대남 정보 수집, 암살·납치·폭파 등 각종 테러 업무를 맡아왔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정찰총국이라는 기관은 모든 대남 공작 업무를 관장하는 곳”이라며 “남북 간 평화와 신뢰를 깨뜨리는 어떠한 군사적 도발도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정찰총국장으로 있었던 김영철의 대남 도발에 책임을 두둔하는 듯한 정부의 해명이 오히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대남 사이버테러를 연구해온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도 “대남 공작 기관의 책임자였던 김영철과 비핵화 대화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밝혔다.

<기사출처 : http://www.dailynk.com/korean/m/read.php?cataId=nk01500&num=11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