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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노예: '탈북 여성들, 중국서 비참한 생활.... 10살 어린이까지 성매매 동원'

"과거 농촌으로 팔려가는 탈북 여성이 많았다면 최근엔, 매춘 특히 사이버 섹스 시장에서 노예처럼 일하는 탈북 여성의 수가 늘고 있다."

영국 인권단체 '코리아 퓨쳐 이니셔티브(Korea Future Initiative)가 지난 20일 발표한 '성 노예 : 중국 내 북한 여성과 소녀들의 매춘과 사이버 섹스, 강제 결혼'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46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자유를 찾아 탈북했지만 중국에서 '성 노예'로 살 수밖에 없었다는 탈북 여성 45명의 목소리를 담았다.

중국에서 성매매로 착취당하는 탈북 여성들...성구매자는 주로 한국남성
8년간 섹스캠걸로 감금생활한 탈북 여성, 중국 탈출
BBC 코리아는 증언에 참여한 탈북자 김정아 씨와 지현아 씨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 20일 영국 런던 BBC 본사에서 진행됐다.

'선택이 없어 선택하는탈북'

탈북자 김정아(43) 씨는 여러 차례의 방송 출연으로 한국에서도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함경북도 사투리가 깊게 배어 있는 그는 북한군 장교 출신으로 알려졌다.

2006년 탈북해 2009년 한국 땅에 둥지를 틀었고, 현재 방송인이자 인권 운동가, 안보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 씨는 "북한에서 말이 군인이지 개, 돼지보다 못한 삶을 살았다"며 입을 뗐다.

그는 "중국으로 탈북하면 인신매매 피해자가 될 것이란 걸 뻔히 알았지만 그 길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북한에서 먹을 쌀, 아니 죽 한 그릇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면 절대 고향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죽음을 동반한 탈북의 길은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는 마지막 걸음이었다"고도 말했다.

김 씨는 탈북 직후 브로커에 의해 중국 농촌으로 팔려간 인신매매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는 "시골에서 중국인 남편과 보낸 2년 9개월 동안 단 하루도 통으로 잠을 자 본 적이 없었다"며 "고생 끝에 한국에 입국해 꿀 같은 단잠을 잔 첫날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번 보고서에서 조사에 참가한 다른 탈북 여성들의 증언을 직접 듣고 기록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과거엔 탈북하는 나이대가 주로 30~40대였다면 최근엔 10대 탈북자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에 따라 "중국에서 성매매 피해를 보는 탈북자들의 연령도 자연스레 낮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14살, 첫 생리 후 성관계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소녀들이 중국에서 성매매, 강간, 폭행 등 심각한 성적 인권유린을 당한다"면서 "한국 땅을 밟기 전까지 세 번을 팔려 다닌 아이도 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10살도 안 된 북한 소녀까지 컴퓨터 화면에서 성행위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겪고 있는 현실"이라며 "사이버 섹스 시장에서 어린 아이들에 한 소비가 늘고 있어 두려울 지경"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김 씨는 이번 보고서 증언에 참여한 한 20대 탈북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16살에 탈북해 여기저기 끌려다니다 얘가 아이 셋을 낳았는데 아버지가 다 달라요. 애 둘은 지금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누구 애인지도 모르는 애를 배 안에 안고도 성적 학대에 폭행을 당하니까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중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건데... 내가 걔를 끌어안고 '널 어떡하니, 어떡하니. 나랑 그냥 같이 좀 울자. 너 어떻게 나랑 똑같은 삶을 살았니'하며 그렇게 같이 한참을 목놓아 울었어요."

김 씨는 "다른 남성 세 명에 의해 세 번 임신할 정도면 중국에서 얼마나 탈북자 여성들의 성적 인권유린이 심각하겠느냐"며 "그런데도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자신의 업보로 여기는 그 아이를 바라보며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최소한 북한 땅에서만 태어나지 않았어도 이런 최악의 인권 유린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강제 낙태엔 집게와 양동이 동원'

BBC 본사를 찾은 또 다른 탈북자 지현아(40) 씨. 그는 1998년 첫 탈북 이후 세 번의 강제 북송과 강제 낙태, 교화소 수감 등을 겪고 2002년 탈북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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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탈북체험수기 '자유 찾아 천만리'를 쓰고 각종 국제 인권행사에 참여해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는 등 펜과 목소리로 북한의 여성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지 씨는 첫 탈북 후 중국에 도착했을 때 "개 밥그릇에 섞여 있는 흰 쌀밥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사람도 못 먹는 흰 쌀알을 개가 먹는 모습에 절대로 북한엔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공안에 잡혀가기를 반복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세 번째 북송 당시 임신 3개월이었다고 했다.

지 씨는 "보안소에 끌려가 침대도 아닌 책상에서, 마취도 없이 입고 있던 옷을 입에 물고 처참하게 강제로 낙태를 당했다"고 말했다.

"자궁 속을 긁어내는 비인륜적 낙태를 당했는데도 당시 느꼈던 건 육체적 고통이 아니라 아이를 잃는 어미의 마음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지 씨는 "탈북 여성들의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과 개선 요구가 중국 및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북 여성 중에선 성적인 수치심 때문에 중국에서의 과거를 감추는 사람들이 많다"며 "용기를 내 수치심은 접어놓고 세상에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의 인권 유린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 씨는 또 "인권 개선은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지만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인권 유린 지적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공교육 무너진 이후 매춘 활성화'

지 씨는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의 공교육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안정적인 공교육이 사라지면서 어린아이들의 성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며 "특히 중국에서 암암리에 유입된 변태적 성 정보로 북한에 건강하지 못한 성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했다.

또 "장마당이 활성화 된 이후 북한 젊은층 사이에서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라는 인식이 생겼고, 자발적 성매매가 늘었다"며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중국에선 성매매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코리아 퓨쳐 이니셔티브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여성들은 중국에서 적게는 30위안(한화 약 5000원)을 받고 매춘을 한다.

성 노예화 보고서, 어떤 내용 담겼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 여성을 이용한 중국 내 섹스 산업의 연간 이익은 최소 1억 500만 달러로 파악된다.

보고서는 과거엔 매춘과 강제 결혼 목적으로 여성을 사고 파는 비율이 높았다면 최근엔 감금을 동반한 사이버 섹스나 소위 '몸캠' 산업에 탈북 여성들이 이용된다고 주장했다.

코리아 퓨쳐 이니셔티브 마이크 글렌딩 대표는 "북한에서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탈북한 여성과 아이들은 중국에서 인신매매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중국 내 인터넷 사용자 증가로 사이버 성매매 수요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글렌딩 대표는 "이번 보고서 작성에서 가장 힘든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많은 피해자가 아직 중국에 감금되어 있는 현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라며 "중국에서 탈북 여성이 겪고 있는 성적 인권 유린은 사실상 더 참혹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내 탈북 인구는 5만~2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번 보고서는 2년에 걸쳐 탈북 여성 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실태 조사에 기반했다.

중국 내 탈북자 구출단체 등과 협력해 관련 통계의 타당성을 재확인하는 절차도 거쳤다.


(기사출처 : https://www.bbc.com/korean/48349703#>